남학현 초대전 <My Miracle>
【글, 사진=신수안, Artist Sooan Shin 】 포근한 바람이 감도는 늦겨울의 어느 날, 남학현 작가의 개인전 <My miracle>을 보러 세종호텔 안 세종 갤러리에 방문했다. 남학현 작가는 삶의 풍경을 기억하고, 그 안에서 몇 가지 요소를 생략하고 정제함으로써 현실과 기억의 중간지점에 대해 그림으로 이야기한다. 작가는 이미지를 즐기고 만드는 인간의 심리와 본성, 그리고 사고와 충동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그림이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일정한 템포로 그림을 그리며 작품마다 변화해가는 것을 즐기는 작업 방법을 선호하는데, 그는 하루 5~6시간 정도 집중을 하다 보면 다음 날 무엇을 해야 할지, 다음 작품에는 어떤 것을 그리고 싶은지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작가가 풍경 속 아내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은 미국의 페인터 알렉스 카츠가 자신의 아내를 그리는 것과 닮아있었다. 카츠의 페인팅 스타일처럼 캐주얼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도 몇 있었는데, 그 안에서 나는 현대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얇게 겹쳐진 붓자국이나 두껍게 올라간 물감, 지워진 흔적 그리고 천에 덜 흡수된 물감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어 매우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페인팅 안에서 우연적이고 자유로운 붓놀림이 크게 돋보인다. 작가는 투명한 보조제 위에 글리터가 섞인 물감을 얹는 등, 재료에 대한 탐구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멀리서는 단순하게 보이는 풍경이 가까이에서 보면 깊이감이 느껴진다. 특히,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수면을 그릴 때, 글리터 물감을 연하게 얹어 표현한 부분이 실제 모습과 기억으로 여과된 것 간의 중간지점을 새롭게 잇는 것 같다. 한편 작가의 일렁이고 흩날리는 붓질은 배경이나 인물의 얼굴 등 여러 요소를 생략하면서도, 그림 안에서 커다란 흐름과 포근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어 흥미롭다.
지평선 너머를 보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함께 사라져가는 붓의 느낌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신작들은 이전 작품보다 따사롭고 밝은 색채로 구현되어 있었다. 색상은 미묘하지만, 붓질을 크고 과감하게 하여 여러 가지 힘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어떤 풍경을, 어떤 식으로 생략 및 구성하고, 어떤 색을 선택해서 그리는 건지 호기심이 드는 전시였다. 작가의 다음 작업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궁금해졌다.
【남학현 작가 Nam, hackhyun】 □ 단체전 2019 ‘Color symphony 남학현,전다래’ 모즈갤러리 서울 / 2019 ‘아트하라 예술 편의점’ 팔레드인서울 서울 / 2018 ‘ My First Art Piece’ LP Gallery / 2018 ‘HAO OK 션’ 복합예술공간 행화탕 / 2018 '마주서다' 소다미술관 / 2015 ‘오늘 내 일-남학현,이제,박정원’ 가나아트스페이스 / 2013 ‘그림은 말하지 않는다.’ 가나아트스페이스 / 2011 ‘amway artistry 런칭기획 colabor’ 호림미술관 외 다수 참여 □ 작품소장
【신수안 Artist Sooan Shin 】 □ 학력 2019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전공 졸업 / 2019-2020 런던예술대학교 캠버웰 컬리지 오브 아트 회화과 석사 졸업 □ 개인전 2021 핑크빛 너울, 물든 눈동자, 파비욘드 갤러리, 서울 □ 수상 및 선정
【편집= 이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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