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시 한편 감상하기, - 이성복 시집, 『레여애반다라』 중에서
「눈에 대한 각서」
자벌레가 파먹은 어떤 눈은 옹이 같다 눈물은 빗물 처럼 밖에서 흘러든다 기어코 울려면 못 울 것도 없 지만 고성능 양수기가 필요하리라 혹은 통닭집 광고 전단으로 꼬깃꼬깃 접은 눈 통닭집 전화번호와 가격 표를 때 묻은 망막에 도배한 눈 아무것도 먹어보지 못했지만 마냥 토하고 싶은 눈, 그래도 처음엔 봄밤 의 사과꽃 속으로 지는 달처럼 아름다운 무늬를 지녔 으리라 지금은 딱딱한 딱지 앉은 배꼽 같은 눈, 그리 운 탯줄 대신 빨간 고무호스를 달아줄까
-문학과지성사, 『레여애반다라』 , 이성복 시집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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