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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는 몸의 고통

김민주의 따뜻한 소설 『화이트 밸런스』

송주성 기자 | 기사입력 2020/10/20 [07:03]

마음의 상처는 몸의 고통

김민주의 따뜻한 소설 『화이트 밸런스』

송주성 기자 | 입력 : 2020/10/20 [07:03]

   

 ▲ 김민주 소설집.                                                            © 포스트24

 

▶ 마음속에만 있던 상처를 끄집어내야만 치료는 시작된다. 고통스럽지만 모호했던 것들에 형체를 주고 언어를 줌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상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글쓰기가 상처를 딛고 회복의 바탕을 마련해준다는 김민주 소설가를 인터뷰했다.

 

Q : <화이트 밸런스> 소설집은 어떤 책인가요? 

A : <화이트 밸런스>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심리적으로 고립되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주인공들은 심리적 고립과 무너진 마음을 가지고서도 세상으로 향한 끈을 찾아나서고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하는 그들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튼튼한 동아줄을 찾아나서는 거지요. 수록작 <아주 가는 실 한 가닥> 처럼요. 삶의 의미, 인생의 의미,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나섭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것, 살아있는 것에 대한 목적을 상실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주목했습니다.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어떤 이유로 살아있고 살아내야 하는가? 의식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소시민들이 매일 매일 맞닥뜨리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소설 창작 활동은 어떻게 하십니까?

A : 주로 새벽에 일어나 오전까지 집중도 높은 작업을 하고 오후에는 가벼운 산책과 책읽기 등을 합니다. 소설을 쓰는 과정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는 어떤 이미지로 시작합니다. 이미지에 이야기를 붙이고, 하고 싶은 말을 덧붙이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지요. 두번째는 주제를 먼저 생각하고, 주제에 맞는 소재와 인물, 배경 등을 찾습니다. 세번째는 소재가 먼저 떠올라서, 그 소재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이미지를 붙여가는 방식이지요. 수록작 중 <당신의 자장가>와 <부에나비스타 탱고 클럽>, <끝과 시작>은 이미지에서 시작한 소설입니다. <웨이 테이 하안>와 <아주 가는 실 한 가닥>, <너의 목소리>는 소재에서 출발했고요, 주제를 먼저 생각하고 쓴 작품은 <화이트 밸런스>와 <세상의 모든 고백>입니다. 결말이 먼저 떠오르면 비교적 쉽게 잘 풀리기도 합니다만 그런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그리고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찾는 과정이 어려운 난관입니다. 소재가 먼저 확보되면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소설이 쉽게 풀리기는 하지만 결론을 내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Q : 소설을 쓰는 작가정신이 궁금합니다.

A : 사회의, 혹은 시대의 약자와 연대하고 고통과 공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소설은 아웃사이더의 이야기였고, 하고자 하는 말이 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자의 몫이었습니다. '입이 없는 사람들'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회에서 노약자를 배려하고, 동물들의 안녕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역시 함께 잘 살기위한 공동체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힘이 있는 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에 작가의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일정부분 그들의 입이 되어 목소리를 보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사회를 알려면 동물과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보라고 하는 말이 있지요. 탄광 속의 카나리아 같은 그들을 지켜봐야 할 책임이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다. 상처받은 사람이 상처에서 놓여나기란 쉽지 않다. 오래된 상처는 흉터가 되어 그 사람의 일부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상처의 기억, 그에 대한 대응 방식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된다.

 

 

     

          ▲ 김민주 소설가

 

  [약력]

 □ 200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탱고> 당선

 □ 201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신의 자장가> 당선

 □ 2013년 프로젝트 소설집 『쓰다 참, 사랑』 출간

 □ 2016년 제7회 김만중문학상 은상 수상 및 수상집 출간

 □ 2019년 제10회 천강문학상 우수상 수상 및 수상집 출간

 □ 2020년 소설집 『화이트 밸런스』출간

 

 

 【 편집 = 이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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