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자 시인은 세상을 울리는 기억의 언어를 『하얀 불꽃』 시집에 부려놓았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꽃잎을 틔우는 봄빛으로 만든 봄 그늘이 서럽다. 마지막 월세를 놓고 세상의 문을 닫아버린 세 모녀를 위한 추모시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시인의 따뜻한 시심이다. 최진자 시인의 시를 읽는 사람들의 어깨가 반듯하게 펴지기를 기대하며, 아픈 사람들의 눈물 앞에 손수건을 건네는 『하얀 불꽃』 시집이 오래도록 사랑받기를 바란다.
A : 삶에 있어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 무엇일까. 사람처럼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감동을 줄줄 아는 사람을 제일 좋아한다. 반면 일생에 한번이라도 남에게 감동을 주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남을 위해 선한 일을 하는 것을 볼 때 인간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뭉클하고 눈물까지 흘린다. 감동을 주는 사람이 내 주변에 몇이나 있을까. 느끼지 않고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짐을 갖는다. 이 시집 속에는 그러한 평생 간직하고픈 감동을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보호해주지 못해 가엾은 사람들이 있고 우리를 위해 희생을 한, 그리고 그리움을 남겨준 것들에 대한 시이다.
Q : 신포동의 숨결은 어떤 이미지 인가요? A : 신포동은 쇄국정책에 닫혀 있던 우리나라가 외세에 의해 강제적으로 항구가 열린 지역이다. 130여년 전 개항이 되며 외국의 문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다. 생전 접해보지 못했던 것들로 노동의 대가가 있다는 것을 비롯해 공연, 오락시설, 복지제도, 교육시설, 산업화 등 근대화가 시작된 곳이 신포동이다. 우리는 역사를 느끼지 않고 감정 없이 읽는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배를 곯아보지도 않았으며 힘들다고 한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한 번 되새겨 보자는 의미에서 이 시집을 꾸며 봤다. 역사의 땀방울이라는 단어에 힘주고 싶다. 인천에서 미두공장이 60여 곳이 있었는데 돈벌이가 없던 시절 맨 몸으로 질통을 메는 것부터이다. 신포동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에 알리고 싶어서였다. 인천에서 최초로 시작된 것들이 100가지가 넘는다는 사실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발전시켰다. 고통의 시간을 꿋꿋이 견디어낸 어른들께 고마운 마음이다.
파도
파도가 홑청처럼 밀려와 잔디밭 위에 하얀 포말이
신포동에 가면
연인이 생기거든 신포동에 와 보세요. 동창을 만나거든 바다와 하늘의 문이 있고, 레일이 눈부신 곳 풍경이 오십 년 전인 것은 이곳은 최초 개항지로 근대유물이 바지락처럼 널려 있는 곳 어머니 혈관 같은 골목을 돌아 나와
▲ 최진자 시인
□ 김포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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